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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그녀들 5회 후기

 

 

드디어 오늘 경기를 시작으로 골때리는 그녀들 제5회 슈퍼리그가 방송된다. 이번 시즌은 또 골때리는 연맹을 비롯해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또 이수근도 하차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은 만큼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이번 시즌 첫 경기는 신임 감독 이근호의 FC액셔니스타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첫 승격을 이뤄낸 FC원더우먼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챔피언까지 지냈던 전통의 강호와 챌린지리그에만 머물렀으나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을 지닌 신흥강호의 대결에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액셔니스타는 이전 대회에서 약간 전력이 하향된 거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고, 원더우먼은 절정에 이른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은만큼 어느 정도 비등비등한 싸움이 될 것 같은 예감도 든다.

아무튼 지난 주 쉬고, 본 게임이 시작되며 나도 다시 시작하는 골때리는 그녀들 팀 분석. 오늘은 오늘밤 방송에 등장하는 FC원더우먼을 다뤄보고자 한다.

 

FC원더우먼이 골때리는그녀들에 등장한 것은 시즌 2부터다. 이때 FC탑걸, FC아나콘다와 함께 신생팀으로 합류하며 골때녀 세계관의 첫번째 확장을 이끌게 된다.

당시 FC원더우먼은 엄청난 기대를 모은 팀이었다. FC불나방(현 불나비)도 '불타는 청춘' 멤버라는 베이스를 깔고 게다가 다들 고령이었기 때문에 연합팀으로서의 장점을 가질 건 없었고, 다른 팀들은 특정 분야 인원들로만 구성되어 인력 풀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원더우먼은 분야의 경계가 없는 연합팀이다 보니 여러 분야에서 얼마든지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게다가 실제 풋살을 취미로 하는 송소희에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축구 경험자 황소윤까지 멤버로 들어오면서 신생팀 치고는 꽤 경쟁력 있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축구 초보자들이 처음 보이는(이미 기존 팀들은 다 겪었던) 종이인형 코스프레 단계는 건너뛰지 않겠느냐는 반응.

물론 이런 정체성 없는 팀이라는 특성이 불공평하다, 팀 색깔이 어거지다 등등 많은 비판과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실제로 FC원더우먼은 신생팀 평가전에서 FC아나콘다 6:0 승, FC탑걸 4:1 승을 거두며 다른 신생팀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막상 리그를 치러보니 기존 팀들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모든 시즌 강팀으로 평가받아온 구척장신, 액셔니스타와 공식전 첫번째, 두번째 경기를 치르며 대패하며 한계를 보인다.

공식 리그에서도 아나콘다와 탑걸은 무난히 잡고, 개벤져스도 잡았지만 처음 두 경기의 패배로 챌린지리그에 속하게 되는데, 그렇게 챌린지리그 지박령의 역사가 시작됐다.

챌린지리그를 시작한 원더우먼은 첫 등장 때 기대와 달리 그냥 평범한 팀이 됐다. 팀의 핵심인 송소희, 황소윤이 하차했고, 추가 선수로 합류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주명도 같이 하차해버렸다. 쓸만한 인재는 사실상 김희정만 남은 상황.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금 주전으로 뛰고 있는 김가영, 키썸과 홍자가 새로 합류했는데 꽤 근성 있는 플레이, 첫 등장 치고는 괜찮은 플레이를 보여줬다는 점. 하지만 최약체 아나콘다만 잡고 신생팀 발라드림과 김보경 합류 후 전력이 급격히 상승한 탑걸에 지면서 아슬아슬하게 승격에 실패한다.

이후로도 FC원더우먼은 아깝게 승격에 실패하고, 때로는 방출 위기까지 몰리며 계속해서 챌린지리그에만 머물게 되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전력은 점점 상승해갔다. 그래서 항상 이번 시즌은 승격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희망고문에 시달린 팀.

전력 안정화의 가장 큰 기점은 요니P 하차 후 키썸의 골키퍼 전향. 키퍼로서의 실력만으로 거의 월드클라쓰 케시와 쌍벽을 이룰뿐 아니라, 파이팅 넘치는 키썸이 후방에서 팀원들의 열정을 독려하고 판을 보며 플레이를 지시하는 역할을 하면서 팀워크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원년멤버 김희정이 원래 운동 마니아였던 기질을 살려 탄탄한 체력과 몸싸움으로 수비의 중심을 잡고, 새로운 치달러 김가영이 독기와 스피드에 점차 기술까지 향상되며 리그 최상급 선수로 발전해가는 과정에 키퍼까지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원더우먼의 진짜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김설희가 킥에 눈을 뜨면서, 김가영의 파트너로 뛰어난 실력자인 소유미가 합류하면서, 그리고 타 팀에 비해 확실히 나은 식스맨 트루디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면서 원더우먼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밸런스를 갖춘 팀으로 거듭났다. 항상 아슬아슬하게 승격 못하고 챌린지리그만 전전하던 원더우먼은 그렇게 충분히 강팀으로 볼만한 팀이 아니라, 진짜 강팀이 되었고 비로소 슈퍼리그에 진출했다.

FC원더우먼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다른 팀들은 챌린지리그와 슈퍼리그를 오가는 상황에서 운이나 갑작스러운 전력 상승, 또는 하락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은 천천히 근육을 키워가며 스스로 성장해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왠지 원더우먼은 한동안 챌린지리그로 돌아갈 일 없을 것 같은 그런 기대감이 든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가 이들의 앞으로를 좌우할 중요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슈퍼리그에서도 비운의 팀으로 남거나 다시 고향인 챌린지리그로 돌아가느냐, 또는 진짜 전성기를 맞으며 이제는 슈퍼리그 지박령으로 자리잡느냐.

처음엔 나도 안 좋아했지만, 이제는 마치 슬램덩크의 북산을 떠올리게 하는, 어느 팀도 갖지 못한 그들만의 서사를 쌓아온 그들이 부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도 역시 원더는 김가영이지!! 김가영 더 이상 울지말자!!